그림책의 일차적인 독자는 어린이입니다. 그러나 그림책 창작과 번역의 풍요함 속에서 정작 어린이들에게 읽힐 만한 작품들을 찾기 위해서는 전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비단 그림책 동네만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유튜브를 비롯한 온갖 매체들이 각종 정보와 볼 것을 쏟아내는 이 사회에서 우리 어른들도 어떤 것을 먼저 보고 읽어야 할지 어려움을 겪습니다.이런 혼란함 속에서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골라줄 수 있는 어른들의 안목은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매거진의 이름을 베이직(Basic)으로 정하였습니다. 즉 ‘근원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라는 뜻입니다. 이는 라틴어로 ‘아드 폰테스’(Ad Fontes)를 뜻하며 라틴어 성경 시편 42편 1절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ad fontes aquarum) 갈급함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에 등장하는 단어입니다.그렇다면 그 근원이란 무엇일까요? 2500년전 그리스의 플라톤은 ‘대화편’에서 ‘진, 선, 미’를 최고의 가치라고 하였으며 오랫동안 서구 사회에서는 이것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겼습니다. 물론 이 개념은 서구 만이 아니라 다른 문화권에서도 다른 식으로 발전하여 왔습니다. 진실과 선함과 아름다움의 가치는 그 문화권이 가진 세계관, 즉 세상이 어떤 모습이며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한 관점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음 세대의 교육이 지향하는 인간상을 함축합니다.훌륭한 교육은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도록 돕는 것 이상입니다. 진, 선, 미의 가치는 훌륭한 성품(character)를 기르는 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과연 현재 우리 가정과 학교 교육은 얼마나 성품 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지요. C.S.루이스의 책 <인간 폐지>는 교사를 대상으로 한 강의를 엮은 것인데, 1장 제목은 ‘가슴 없는 사람’입니다. 이는 현대 교육이 양성하고 있는, 머리(지성)가 가슴(성품)보다 훨씬 비대해진 학생들을 빗댄 말입니다. 현재 우리의 가정과 학교 교육은 어린이의 성품을 충분히 훈련시키지 않아 미숙한 어른들만을 키워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이 매거진이 지향하는 ‘근원으로 돌아가자’에서의 근원은 성품 교육을 뜻합니다. 그리고 성품이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삶의 열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이것을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와 빛의 열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갈 5: 22-23), 그리고 정의, 정직, 선함(엡 5: 5-9)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열매들은 작품의 문학성과 예술성과 함께 베이직 그림책에서 추천하는 도서의 선정과 분류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열매들은 서로 연결되어 자라나는 것이므로 한 작품에서 그려지는 덕목을 한 두가지로 분석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분류를 그저 참고 자료로 사용하기를 권합니다.베이직 매거진 창간호의 메뉴는 그림책 서평, 그림책의 세계관, 최근 발표된 국내외 학술논문,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는 그림책 읽기, 그림책 하브루타, 이달의 신간 그림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시작이니만큼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베이직을 찾아가는 우리의 여정에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현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