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바 수에키치 (Suekichi Akaba) 1910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59년에 일본동화회전에서 시모다이 상을 수상하였으며, 1962년에는 『일본의 신화와 전설』로 쇼가쿠칸 동화출판문화상 가작상을 받았다. 1965년에는 『모모타로』와 『하얀 용 검은 용』으로 각각 산케이 아동 출판 문화상을 수상하였으며, 1973년에는 『겐페이 이마키』로 고단샤 출판 문화상을 수상하였댜. 그리고 1975년에 『호만 연못의 캇파』로 쇼가쿠관 회화상과 안데르센 상 특별상을 수상하였으며, 같은 해에 『수호의 하얀 말』로 브룩클린 미술관 그림책상을 수상하였다. 1980년에 한스 크리스천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여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국제적으로 인정 받았다. 1990년 6월에 세상을 떴다.
1910년 도쿄에서 태어난 아카바 수에키치는 준텐중학교를 졸업하고 스물한 살 때 만주국으로 이주하여 통신과 운송에 관한 일을 했다. 젊은 시절부터 그림을 틈틈이 배우던 그는 만주에 있는 동안에도 만주국미술전에 출품한 유화가 여러 번 입선을 하기도 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가족과 함께 일본에 돌아온 그는 미국 대사관에 취직하여 18년 간 일을 했다. 동시에 무대미술에 관한 일을 했는데, 시토시타 쥰지(극작가), 마츠야마 센죠(영화감독)와 교류하였다. 당시 그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이지적이고 단정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또한 그는 젊은 시절부터 여행을 좋아해 몽골이나 먼 국경 근처까지 여행을 하는 등 호기심과 모험심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그는 50세가 되던 1961년에 돌연 <카사지죠>를 발표하면서 그림책작가로 데뷔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모타이 다케시가 그린 <첼로 켜는 고수>를 본 것이 그림책 작가가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카바의 그림책은 마치 연극 무대 혹은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 구성이 특징이며, 가장 일본적인 것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90년 80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30여 년간 80여 권의 그림책을 남겼다. 그는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을 시작으로 고단샤출판문화상, 쇼가쿠칸 회화상 등을 수상했고, 1980년 일본인으로서 처음으로 국제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사후 그의 유지를 받들어 스케치부터 원화까지 6천 점이 넘는 방대한 그림을 "치히로미술관"에 기증했다. 일각에서는 한 개인미술관에 거장의 작품을 모두 기증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는데, 주변에서는 격동의 시기를 살아온 아카바가 평소 공산주의에 대한 애정이 있었으나 생계를 위해 미국대사관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처지를 늘 비관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후 치히로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하면서 이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라는 얘기도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주변의 추측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