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 가그(1893~1946)는 미국 미네소타 주의 뉴얼름에서 일곱 형제의 맏딸로 태어났다. 그 당시의 뉴얼름은 유고슬라비아, 보헤미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지에서 이민온 사람들이 가장 많은 미국 속의 유럽이었다. 이 마을 특유의 게토ghetto 문화가 가그의 예술적 감수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화가가 꿈이었던 가그의 아버지는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자식들이 맘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독려해 주었다. 화목하고 예술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자란 가그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잇따라 잃고 여섯 동생들을 보살펴야 할 가장이 된다. 동생들을 공부시키고 먹고 살기 위해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림 그리는 재능을 파는 것이었다. 그녀는 여섯째 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상업 미술과는 인연을 끊고 시골에 틀어박혀 작품활동에 몰두했다. 두 번째 개인전에서 한 편집자의 눈에 들어 정식 그림책 작가로 데뷔한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동네 어른들한테 자주 들어왔던 유럽의 옛이야기를 독특하게 재구성하는 이야기꾼으로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