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만난 그림책은 아빠가 선물한 『피터 래빗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이 사다 주신 어린이 잡지를 읽던 어린이가 엄마가 되어서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고, 지금은 나를 위한 그림책을 고르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어린 나를 키운 가장 작은 거름이자, 지금의 나를 지켜주는 가장 커다란 그늘입니다. 지금도 물조리개 속에 숨어 있는 피터 래빗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콩닥거리곤 합니다. 그림책이 당신의 시간 속에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남겨줄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