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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빠 이야기 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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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22-01-05
    조회수 : 270

     

    우리 아빠 이야기 들려줄까?

    그래, 할아버지 이야기 말이야.

    작가가 친정아빠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며 그림책이 시작됩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수많은 간판들을 그리시며 한 시대를 당당히 살아내셨던 간판장이 신포간판 주인아저씨의 이야기이며, 우리 모든 아버지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빠의 작업실을 놀이터 삼아 늘 아빠와 함께 하던 어린 순정이가 20여년째 그림책을 그려오는 어엿한 중견작가가 되어 그림책으로 아버지의 인생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는 딸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대견할까요? 작가에게 고운 마음과 그림 실력을 남겨 주신 『아빠의 작업실』을 빼꼼히 들여다 봅니다.

    학교를 마치고 책가방을 맨 체 아빠의 작업실로 달려가는 귀여운 여자아이가 보입니다. 노란빛 미닫이 문이 열린 틈으로 작업실 안 풍경이 살짝 비치고 미술재료들이 선반에 놓여져 있습니다. 작업실 지붕위에는 초록색 붉은색 덩쿨 장미가 흘러 내려오고 벽에는 주황색 공중전화가 눈에 띕니다.

    아빠의 작업실 안에는 어릴적 우리 동네 어디선가 분명히 본듯한 수많은 종류의 간판들이 제각기 다른 서체와 디자인을 뽐내며 세워져 있습니다. 어린 순정이는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빠의 작업대 위에는 모양자, 콤파스, 물감, 연필, 각종 크기의 붓, 여러가지 신기한 도구들로 가득했습니다. 영화 포스터, 광고 전단, 간판, 동네 식당의 메뉴판까지… 아빠는 요즘 시대의 디자이너와 화가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을 하셨습니다. 오고 가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아빠의 작품들을 볼때마다 작가는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요?

    이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는 아빠와 커다란 작업대에 앉아 새우랑을 먹으며 아빠의 작업을 흉내 내보는 장면입니다. 작가는 고백합니다. ‘그때부터였을 겁니다. 나도 아빠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늘 얼룩진 작업복 차림이셨던 아빠는 말씀하셨지요. “다른 걸 예쁘게 칠하다 보면 내 옷에는 얼룩이 묻을 수밖에 없단다.”

    아빠의 작품들로 가득한 골목을 아빠 손을 붙잡고 걷습니다. 아빠의 거칠지만 따뜻한 손. 그 손으로 만든 것들이 이제는 모두 사라져 버리고 낡은 사진첩에만 조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손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을 통해 그 아빠의 작업실이 생생하게 이 세상에 남겨지게 될 것입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작가는 ‘만약 우리 아빠가 살아 계시다면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실까?’ 궁금해합니다. 그리고는 곧 답을 찾아 내지요. ‘아마도 내 작업실에서 놀고 계실거야’ 라구요. 어쩌면 아버지도 작가와 함께 그림책을 그리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그림책을 읽는 어린 독자에게는 부모세대 너머의 할아버지 세대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시간과 세월, 역사라는 인식을 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를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의 정체성의 뿌리를 마음에 새기게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주신 아빠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남기지 않을 수 없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면서 저의 아빠가 떠오릅니다. 아빠의 인생도 한 시대 뜨겁게 불사르시고 이제는 추억 속 사진 속에만 남아 계십니다. 그림책을 읽는 모든 어른 독자들은 저처럼 나의 아버지를 소환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맙게도 윤순정 작가는 아빠와 함께 했던 시간의 필름을 다시 돌리며 우리에게 누군가의 아버지가 아닌 존경하는 대한민국 모든 아버지들을 기억하고 추억하게 해주었습니다. 지금 우리 자녀들이 누리는 행복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던 아버지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올려드립니다. 더불어 우리를 기억할 자녀 세대를 위해 우리가 남겨줄 수 있는 것들을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게 전달하고 싶다는 묵직한 책임감도 함께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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