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수 48l좋아요 6
    그림책자세히보기
    소심 남녀에 보내는 응원 “새해에는 마음 조심하세요!” [ 소윤경 / 한국일보 20171228 ]
    별점 :
    작성자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조회수 : 954

    미디어 : 한국일보

    원문 : http://hankookilbo.com/v/d2cf5b6c1acb44d5bdb55fea8d9f1801

    필자 : 소윤경. 그림책 작가

    등록일 : 2017.12.28

     

    주변에 왜 이리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걸까? 어떻게 대처해야 서로 맘 편히 지낼 수 있을까?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인 가족, 나를 표적 삼아 괴롭히는 직장상사, 시기와 질투로 뒤통수를 치는 내 오랜 친구... 세상은 무례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맡은 일을 해내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삶을 바라지 않았던가.

     

    서점에는 자기계발서 외에도 현대인들의 다친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에세이와 지침서들이 수두룩하다. 성공을 위해 대인관계의 비법, 효율적인 시간 활용법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들이다. 목표를 정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언젠가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도 능동적이고 용감해지라고. 소심한 사람들은 타인들에게 휘둘리고, 상처받으며 성공하지 못한다고 역설한다.

     

    ‘마음 조심’의 주인공은 보통사람보다 조금 느리고, 잘 놀라는 소심한 소라게다. 알람 소리에 놀라 깬 주인공의 바쁜 출근길은 낯선 사람들과 차들로 혼잡한 거리를 나서는 것부터가 힘겹다. 어렵게 올라 탄 만원 지하철, 밀리고 밟히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다보면 영혼마저 빠져나갈 지경이다. 운 좋게 바로 온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보기 좋게 새치기를 당한다. 화도 못 내고 오히려 상대방을 최대한 이해해 보려 노력한다. 겨우 늦지 않게 도착한 사무실, 상사의 고함소리에 주눅 들고, 전화기너머 상대방은 목소리가 작은 걸 핑계 삼아 불같이 화를 낸다. 소라게는 당황하고 놀란 나머지 껍질 속으로 꽁꽁 움츠러든다. 직장 상사는 ‘그런 식으로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겠냐!’며 다그친다. 하지만 ‘그럴 때도 있는 거예요. 힘내요’라며 건네는 동료의 물 한 잔에 소라게는 겨우 다시 기운을 차린다.

     

    퇴근길에 비슷한 친구들인 거북이, 게, 달팽이, 조개를 만나 회포를 풀어본다. 대범한 척 으스대던 친구도 역시 어쩔 수 없는 소심한 녀석이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 할 수 있기에, 마음 조심하라고 인사를 나누며 헤어진다.

     

    ‘마음 조심’은 새로운 조형성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무심하게 표현한 일반 사람들과 달리 소라게, 달팽이, 고슴도치 같은 작은 동물들로 소심한 사람들을 분류했다. 만화적인 화면 구성은 상황을 생동감 넘치게 연출한다. 내용은 소심한 이들의 이야기지만 시각적으로는 리소프린트 같은 강렬한 형광색을 적절히 사용한 새롭고 과감한 그림책이다.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은 걸출한 영웅이나 용감한 리더들의 힘만이 아니었다. 상식과 약속들을 지켜내는 조심스런 발걸음들이 쌓여 길이 되었다. 사람들 사이에는 예민한 더듬이가 엉키지 않도록 예의라는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하다. 소심한 이들에겐 이 ‘적당함’이 산소처럼 너무나 절박하다.

     

    조용히 외쳐본다, 못 들으면 어쩔 수 없고.

    “새해에는 부디 마음조심들 하세요!”

     

    그림책 작가 소윤경

     

    작성자 리뷰 더보기
번호 책 제목 리뷰 제목 작성자 등록날짜 조회
577 여행 아직 여행중 정현영 2018-03-23 726
576 조랑말과 나 올해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뚜벅뚜벅 걸어가요 [이상희/한국일보 20180104] 그림책박물관 2018-01-15 1309
575 마음 조심 소심 남녀에 보내는 응원 “새해에는 마음 조심하세요!” [ 소윤경 / 한국일보 20171228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955
574 산타 할아버지는 정말 있어? 산타 할아버지는 왜 안 죽어? [ 최정선 / 한국일보 20171214] 그림책박물관 2018-01-15 454
573 넘어짐으로써 그 시간들을 기억해 냈다면 [ 김장성 / 한국일보 20171207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187
572 소년 소년을 따라, 파랑이 매혹적으로 펼쳐진 세계로... [이상희/한국일보 20171123] 그림책박물관 2018-01-15 170
571 나누면서 채워지는 이상한 여행 아끼는 걸 버려봐 자유를 얻을 테니 [ 소윤경 / 한국일보 20171117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170
570 나는 죽음이에요 이웃집 소녀처럼, 우리 가까이에 다가와 있는 죽음 [ 최정선 / 한국일보 20171109 ] 그림책박물관 2018-01-15 164
569 메리 추석 지낸 가족들이 돌아간 저녁... 할머니의 썰렁한 밥상 지켜주는 메리 [ 김장성 / 한국일보 20171102 ] 그림책박물관 2017-11-06 592
568 불어오는 바람 속에 따뜻한 수채화로 그려진 밥 딜런의 평화 메시지 [이상희/한국일보 20171026] 그림책박물관 2017-11-06 505
567 보보는 아기가 아니야 마음이 바쁜 어른이 그림책 이현미 2017-10-22 637
566 Che Spavento - Oh Schreck! 핑크 이현미 2017-10-22 476
565 셀카가 뭐길래! 혼자 있기 미션은 성공할 수 있을까 [ 소윤경 / 한국일보 20171012 ] 그림책박물관 2017-10-18 402
564 악어씨의 직업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악어씨, 부디 행복하시길 [ 최정선 / 한국일보 20170928 ] 그림책박물관 2017-10-18 313
563 사랑해 너무나 너무나 사랑이 진실하기를 기원하는 것 [ 김장성 / 한국일보 20170921 ] 그림책박물관 2017-10-18 270
562 새가 되고 싶어 날개가 있다면 [이상희/한국일보 20170914] 그림책박물관 2017-10-18 257
561 잠시만요 대통령님 위기의 대통령, 우리는 어떤가요? [소윤경/한국일보 20170907] 그림책박물관 2017-09-08 444
560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 "나는 하늘을 나는 중이에요" [최정선/한국일보 20170831] 그림책박물관 2017-09-08 375
559 고구마구마 대통령이 그림책을 읽어 준다면 [김장성/한국일보 20170824] 그림책박물관 2017-09-08 375
558 담장을 허물다 부자 되는 법 [이상희/한국일보 20170817] 그림책박물관 2017-09-08 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