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베타 파코브스카
  • 그림책의 마법사, 크베타 파코브스카

    전세계 수많은 나라에 출간된 크베타 파코브스카의 작품들. 도서관이나 서점에 온 아이들은 이렇게 말한답니다. “빨간색 아줌마 책 주세요!”붉은 색을 주조로 한 강렬한 색채들과 기하학적 선과 도형. 파코브스카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왠지 긴 파마 머리에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은, 좀 괴짜인 듯 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여자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파코브스카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직접 만든 그림책을 보여 주기 위해 책을 만드는 따뜻하고 인자한 엄마입니다.

    ‘그림과 예술의 경계선을 허물고 싶어요. 어린이들 스스로 예술을 느끼게 하는 작업은 제가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파코브스카는 삼십 년 동안 무려 오십 여 편의 그림책을 만들어내는 열정을 보입니다. 그림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할머니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파코브스카에게 그림은 바로 삶 자체였던 것입니다. 크베타 파코브스카는 프라하에서 태어나 1952년에 프라하 응용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그래픽 디자인과 회화, 개념 미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미술관에서 대형 회화 작품과 종이 조각(paper sculpture) 작품들을 전시했고, 1961년부터 1999년까지 무려 오십 여개의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는 왕성한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하지만 파코브스카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해 준 것은 1950년대 이래 계속해 온 실험적인 북 디자인 작업이었습니다. 그녀의 그림책들은 인쇄 매체의 한계를 벗어나 촉각적이고 입체적인 예술 오브제로서의 책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그림을 위해 파코브스카는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시험에 임한다는 자세로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훌륭한 음악에는 독특한 리듬이 있지요, 훌륭한 음악은 다른 음악이 따라 할 수 없는 독특한 하모니를 자랑합니다. 아름답고 조화로운 리듬으로 구성된 음악은 어른이나 아이가 듣더라도 즐겁습니다. 그림도 그렇습니다. 동일한 유형을 반복하는 듯한 그림책은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또 파코브스카의 작품은 문화적이고 시적인 감수성을 보여주는 체코 예술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무겁거나 우울한 동구권의 정서가 아닌 마치 동심의 세계를 보는 것 같은 자유분방함과 경쾌함을 특징으로 합니다. 사물과 이미지를 대하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독특한 매력을 자아내는 주관적인 해석 방식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파코브스카는 특유의 실험적인 그림을 인정받아 1992년에 한스 안데르센 상을, 1997년에는 북 디자이너에게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요한 구텐베르크 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같은 해에 유네스코가 수여하는 국제 뫼비우스 멀티미디어 상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습니다. 국내에서 출간된 파코브스카의 작품으로는《색깔 놀이》《숫자 놀이》《모양 놀이》《요일 놀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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