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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
    브로콜리숲에서 펴낸 열다섯 번째 동시집. 『개 같은 희재』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 작품으로, 초등학교 교사인 임동학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이다. 첫 동시집 『너무 짧은 소풍』이 어린이들의 일상 속 경험과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낸 동시집이었다면 이번 두 번째 동시집은 총 4부로 아이의 내면에 숨겨진 도발적이고 당당한 경험을 발랄하고 생동감 있게 그리고 있다. 또한 가족 간의 사랑과 헌신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있어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어른 독자들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여기에 수묵화 기법으로 그린 그림은 힘차고 역동적이다. 어린이의 깊은 내면을 묘사하며 텍스트와의 여백을 만들며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개 같은 희재” 로 돌아온
    임동학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엄마, 희재는 개 같아.”
    그랬다가 혼났다.

    분교에서 동네에서
    나만 보면 쫓아오고
    나만 따라다니는 희재를
    그럼 뭐라고 해야 하나?

    한 달에 한 번
    희재가 엄마 집에 가는 날,
    희재는 언제 오나
    자꾸자꾸 내다본다.

    그런 날은
    내가 개 같다.

    -「개 같은 희재」전문

    「개 같은 희재」는 표제작이다. 도발적인 제목을 보고 한 번 놀라고 시 속에 숨겨진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두 번 놀란다. 어른들 시선에서는 “개 같다”는 말은 금기어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희재의 모습이며 “언제오나/ 자꾸 내다보는” 반가운 존재다. 개 같다는 말을 썼다가 혼이 난 아이는 “희재가 엄마 집에 가는 날” 은 자신이 개가 되어 희재를 기다린다. 여기서 희재의 가족사가 슬쩍 드러나는데 아마도 희재는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모양이다. 이 시는 아이들의 언어와 어른이 언어가 미끄러지며 생기는 재밌는 시지만 그 속에 희재가 처한 상황이 더해져 진한 여운이 남는다.

    그런데 누굴까?
    교문 옆 울타리 사이로 새 길을 여는 친구는?

    바람의 방향을 조사하려고
    풍향계를 바라보는데

    화살표가 자꾸 까불댄다
    남동,
    남서,
    북동,
    남서,

    처음엔 나를 놀리나, 하고 짜증났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바람이니까, 바람은
    딱 정해진 길로만 다니는 게 아니니까

    나도 좀
    그런 편이니까

    - 「바람의 방향」전문

    이 시는 천방지축 아이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바람이 방향을 정해놓고 흔들리지 않듯이 아이들이 가만있지 못하고 요리조리 움직이는 걸 ‘까불댄다’고만 생각지 않는다.임동학 시인은 “딱 정해진 길로만” 간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는가? 라고 하며 “나도 좀/ 그런 편이니까”로 슬쩍 아이 편을 들어준다. 시인은 교사로 수많은 아이들을 가까이서 봐 왔을 것이다. 아이들이 풍향계처럼 흔들릴 때 “그럴 수도 있겠다” 긍정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흔들리는 풍향계의 날개를 붙잡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저 버드나무는
    신발을 잃었나 봐

    머리채가 쏟아지도록
    물속에 코를 박고
    잃어버린 신발을
    찾고 있나 봐

    -「물속의 버드나무」부분

    약국 앞에 할머니 둘이 나란히 앉아
    애호박을 팔고 있었다

    누구한테 사야 하나?
    어디 가서 사야 하나?

    - 「아이고, 머리야!」 부분

    여기 버드나무가 한 그루 있다. 아마도 냇가 가까이 서 있는 나무인 것 같다. 길게 뻗어 나간 가지는 “물속에 코를 박고” 무언가를 찾고 있다. 비탈진 곳에 서 있는 나무가 물속에서 찾는 것은 미끄러진 신발 한 짝인지 모른다. 신발을 찾지 못해 비탈진 곳을 떠나지 못하는 나무, 물속을 두리번거리는 버드나무의 안쓰러움 느껴진다. 「아이고, 머리야!」는 시장에서 고만고만한 애호박을 파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할머니와 할머니 사이에 고민하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길을 여는 사람들
    세상 판판하게 하는 길

    구름 속에서
    수많은 빗방울들은
    까마득한 저 아래로
    누가 먼저 뛰어내릴지
    어떻게 정했을까?

    가위바위보를 했을까?
    제비뽑기를 했을까?
    아니면 우리 반 동현이처럼
    저요, 저요, 하며
    용기 내어 나섰을까?

    -「맨 처음 내린 빗방울2」전문

    임동학 시인의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이 시에도 잘 드러난다. 빗방울이 “까마득한 저 아래로” 누가 먼저 떨어질지 망설이고 있다. 빗방울 떨어지는 장면과 반 아이 동현이가 손을 들고 “저요, 저요” 용기를 내는 장면이 오버랩되어 나타난다. 답이 틀릴까 걱정하면서도 손을 번쩍 드는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제목을 보니 「맨 처음 내린 빗방울2」다. 맨 처음 용기를 내는 사람은 맨 처음 길을 낸 사람일 것이다.

    누군가 덤불을 헤치며 지나가고
    누군가 가시에 긁히며 지나가고
    또 다른 누군가가 또 그렇게 지나가서
    이 세상 곳곳에 판판한 길이 열렸지

    -「길을 여는 사람」 부분

    임동학 시인은 “덤불을 헤치고” “가시에 긁히며” 지나간 자리를 어루만져 우리 곁에 『개 같은 희재』로 돌아왔다. 이 책은 우리를 새롭고 판판한 길로 안내할 것이다. 첫 페이지를 열고 어서 들어오길 바란다. 새로운 길로 온 것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그림작가 정보
  • 고니
  • 그림책과 동시를 좋아하는 어른아이, 쓰고 그리는 삶을 꿈꿉니다. 

글작가 정보
  • 임동학
  • 1966년 경북 울진 출생으로 2015년 월간 [어린이문학]으로 등단했다. 동시집 『너무 짧은 소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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